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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4. 30. 5:57  작성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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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마른체형이라 조금만 배가 나와도 신경이 쓰이곤 했었다. 임신사실을 알게된 직후 부터 괜시리 배가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7, 9 주차때 병원을 방문 하였는데 그 사이에 벌써 5키로나 쪘다는걸 알수있었다. 똥배도 겨울이면 나오던 똥배 수준이 아니었다. 살짝 배꼽쪽 윗배가 함께 나오기 시작했다. 사진을 찍어 언니와 동생한테 카톡으로 보내봤지만 동생은 본인의 배보다는 조금 나왔다며 웃어 넘기고, 출산경험이 있는 언니는 지금은 배 나올때 아니라며 내 배는 임신배가 아니고 똥배라고 얘기했다.

임신사실은 아직 부모님께 알리지 않고, 입이 간질거려 언니와 동생에게만 먼저 얘기했었다. 따로 얘기하기 귀찮아서 카톡 단체방을 만들어 임신에 관련된 내 상태를 듣고 싶어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일방적으로 매일매일 카톡을 보냈다. 엄마아빠에게 남편과 함께 임신사실을 알린뒤, 그나마 조금 덜 보내게 되었지만..

자고 일어났는데 팬티 안쪽이 사타구니 사이로 끼기 시작했다. 청바지 같은 진 종류는 아예 입을수도 없었고 배가 불편했다. 아직 임부복을 사기엔 이르나, 생각날때 미리 안해두면 나중에 의무적으로 쇼핑 해야 하니, 지금 사두어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미국 임부복 속옷도 괜찮지만, 한국 사이트에서 주문했다. 임부복 원피스랑 속옷등을 주문하니 약 15만원정도가 나왔다. 친정집으로 주문해 배로 받을 예정인데, 엄마는 벌써부터 이런거 시킨다며 혼을 냈다. 안정기도 아닌데 애기용품 임부용품을 시킨다고 자꾸 잔소리를 해서 괴로웠다. 내가 이것때문에 임신사실을 늦게 말하고 싶었으나, 어쩔수 없이 고스란히 카톡으로 잔소리는 들어야만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한국에서 심각해지고 있었던터라, 빨리 보내달라고 제촉했다. 결국 엄마는 언니의 아들인 손자를 보러 가시는 길에 동생과 함께 우체국에 들리셨다. 그렇게 2월이 지나지 않은 시점, 내 임부복과 미역등을 선박으로 보내주셨다. 속옷들이 불편해 지는 시기, 봄이 오는시기에 입으면 딱이겠구나..

임신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강타할 조짐이 보였다. 런던에서 오자마자 뉴스를 보니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바이러스가 수많은 사람들을 아프게 하고 있었다. 남편한테 미국도 금방 퍼질거 같다며 걱정을 했는데 남편은 그냥 다른 미국인들처럼 다른나라 이야기 쯤으로 생각했다. 2월초 중국연휴가 있어 수 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방문했을텐데 그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들어올것들을 걱정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그것을 알턱이 있나 싶었지만 나혼자 계속 중국에서 오는 비행기를 막아야 한다고 남편을 잡고 얘기했다. 남편은 이해할수없다는듯 내 얘기를 들었고, 내 예감은 곧 미국에서의 크나큰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임신7주부터 시작된 나의 입덧은 임신 11주까지 이어졌다. 처음에 입덧이라하면 무조건 변기통을 붙잡고 안을 비워야만 하는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겪어본 입덧은 전혀 달랐다. 냄새가 예민해 지는건 맞다. 하지만 난 원래 부터 냄새에 극 예민한 타입이라 임신해서 냄새를 더 잘 맡는다는걸 느끼지 못했다.

하루는 침대에 누워있는데 남편이 냉장고 문을 열자 그 안에 있던 어떤 특정 냄새가 났다. 갑자기 속이 미식거렸다. 밥통에 밥을 하니 밥냄새가 그렇게 싫고, 잠을 잘때 신랑의 숨 냄새 까지도 싫었다.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 속이 너무 비어있고 미식거려 음식을 아무것도 먹지 못할때의 기분, 그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느낀 입덧은, 속이 안좋다고 안먹으면 더 미식거려, 무언가를 먹어야만 한다 생각했다. 들어가는것이 없으니 비스켓을 먹었고 중간중간 루이보스 보리차와 두유를 마셨다. 그러다 보니 입덧이 쭉 이어졌지만 음식은 꾀나 가리지 않고 먹을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11주에 가까워지면서 음식도 넘기기 힘들어지고 입맛도 없어지자, 일본마켓에서 카스테라빵을 잔뜩 사왔다. 이상하게도 카스테라는 부드럽게 잘 넘어간다. 점심 저녁을 제데로 못먹어 속이 안좋으면 아이스크림을 먹어 속을 진정시켰다. 차갑고 달콤한게 들어가니 기분이 좋아졌다.

변비는 나를 괴롭게 만들었다. 푸룬주스도 마셔보고 바나나랑 딸기에 우유를 넣어 갈아도 마셔봤다. 효과는 한두번 이었지만 변비는 나아지지 않았다. 이러다 도저히 안될거같아서 아마존으로 좌욕할것을 주문했다. 따뜻한 물을 부어 샤워후 물속에 살짝 앉았다. 그렇게 5분정도 몇번을 하고 나니 변비가 사라졌다. 신기하게도 샤워할때마다 샤워기 물줄기를 최대 가운데로 모은 설정으로 바꾼뒤 개구리자세를 하고 쏘아댔다. 한번은 그 자세를 하고 샤워기로 그곳을 지지고 있는데 강아지가 급 습격하듯, 화장실문을 쳐내며 들어왔다. 화장실 앞에 큰 거울이 있는데 반사되어 보이는 남편이 소파에 앉아있었다. 잽싸게 샤워커텐으로 모습을 가리며 강아지한테 '뭐야~ 이러면 어떻게 나만의 프라이버시라고" 화를 냈는데 지금 생각만 해도 너무웃기다. 밖에선 남편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7주후 병원예약은 4주뒤인 11주였다. 미국은 한국과달리 4주에 한번씩 첵업을 한다. 한국은 2주에 한번씩 하는 분위기던데 사실 7주에 작은 아기를 보고난 뒤라 4주가 너무 길게 느껴졌다. 4주에 한번씩 첵업을 하고 32주가 넘어가면서 부터는 2주에 한번, 막달엔 일주일에 한번씩 병원스케줄이 되어있었다. 7주에서 4주가 지난 11주에 병원을 다시 방문하니 사람 형태의 아이가 내 뱃속에 있었다.

미국은 간호사들이 초음파를 해준다. 의사가 해주는 한국과는 정말 다른 시스템인데, 혈압을 봐주는 간호사가 따로 있고 초음파를 해주는 간호가가 따로있다. 이 두가지를 초음파실에서 마치면, 대기 하고있다가 의사를 만나러 의사 방으로 들어간다. 의사는 초음파 해주는 간호사가 찍은 여러컷들을 확인한 후에 이런저런 설명을 해준다. 네이버에 치면 나올법한 그런 뻔한 내용들을 듣고있지만 그래도 의사가 얘기해 주니 안심이 된다.

7주차때 임신 확인을 하고 피를 뽑지 않아 이번에 뽑는가 했더니 다음에 와서 한꺼번에 하자고 했다. 그 다음이라 함은 1주일 지난 뒤 인데, 그 이유는 12주 정도에 피를 뽑아 1차 기형아 검사를 하고 성별확인도 피검사로 인해 가능해서 였다. 11주 애매한 주수에 간 나는 태아의 목뒤 투명도를 사진으로 담지못해 12주에 또한번 가야했다. 초음파 간호사가 거의 20분 정도 태아를 움직여서 찍으려 했으나 결국 못찍어서 다시 오라고 했고, 그 덕에 아이모습을 오래 볼수 있었다.

흥미로웠던건, 태아가 안움직이자 나한테 기침을 세번 하라고 했다. 이시국에? 기침을 세번 고개를 옆으로 돌려 했더니 그때마다 태아가 붕 뜨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힘들었는지 손으로 눈을 가렸다. 그래서 알았다. 왜 임신하면 감기가 위험한지. 기침을 할때마다 태아가 붕 떴다가 내려 앉는다는걸 누가 볼수 있었을까? 궁금하다면 초음파 하러 갈때 마른기침을 한번 몰래 해보는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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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4. 11. 9:04  작성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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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연말.

크리스마스를 조금 특별하게 보내고자, 캐나다 스키장을 예약했다. 강아지 때문에 차로 이동하는 여행을 계획하던중, 캐나다 스키장 강아지동반 리조트를 찾아냈다. 23일부터 25일 까지 스키장 리조트에 3일을 예약하고, 24일과 25일 신나게 스노우보딩을 즐겼다. 24일은 강아지 때문에 오후만 탔었는데 25일은 강아지가 혼자 잘 있어줘서 하루종일을 탈수 있었다. 여행에서 사용하려고 집에있는 보안캠을 가지고 갔었는데 연결이 안되니 너무 불안했다. 난 호텔방에 강아지 혼자 놔두고 하루종일 스노우보드 타러 못간다며 울기 직전까지 갔었는데, 똑똑한 신랑의 아이디어로 유튜브 라이브캠을 키고 스키장으로 향했다. 곤돌라를 올라가면서, 리프트 한번 내려올때마다 우리 강아지 잘 있는지 확인이 가능했다. 결론적으로 잠만 자던 우리 댕댕이는 고맙게 한번도 안짖고 잘 있어주었다. 강아지와 여행을 다니기 위한 끈임없는 나의 훈련이 성과를 발휘하는 날이었다. 아이가 생기면 둘이서 스노우보드도 못탈텐데, 이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니, 실컨 즐기라며 남편에게 농담을 했다.

26일 체크아웃을 하고 우리는 년초까지 캐나다의 시골마을을 여행하기로 했었다. 그렇게 2020년 1월1일을 캐나다에서 보내고 5일 이전에 미국으로 돌아오기로 했었다. 남편의 휴가에 맞춰 움직인 계획이었어서 급 결정된 휴가 였고, 그러다보니 크리스마스가 며칠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무계획으로 여행을 가자며 천하 태평한 남편과는 달리 그동안의 고생을 생각해 밤을 새며 스키장리조트 3일을 힘들게 예약했다. 그때부터 나는 남편에게 화가 나 있었지만 2019년을 좋게 마무리 하자는 마음으로 참고 또 참았다. 결국 스키장 리조트를 체크아웃 하던날, 내 인내심은 한계에 도달아 큰 싸움으로 번지고 말았다. 그렇게 남편의 무계획 여행은 산산조각이 났다.

늘 그랬듯이 심하게 싸우고 우리는 다시 미국령으로 돌아왔다. 차안에서 어찌나 싸웠는지 집에 도착하면 정말 헤어질 마음을 굳게 먹었다. 이런놈과 임신을 생각하다니 역시 내가 잘못 생각했다며 크게 후회했다. 몇년전부터 크게 싸울때 마다 헤어지네 마네 남편입에서 나오는 소리도 지겹고, 사랑스러운 강아지를 보고 있자니 남편이 필요없게 느껴졌다. 새해가 밝아오면 짐을 싸서 나가야지 단단히 각오를 하고 있었다.

차안에서 싸우고 나니 머리가 아팠다.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두통이 너무 심하게 왔다. 머리아프다며 울기까지 하니 남편은 '에드빌' (두통약) 을 먹으라고 했다. 병주고 약주냐면서 눈물이 하염없이 났다. 이때 에드빌을 먹었더라면... 갑자기 온몸이 춥게 느껴졌다. 스노우보드를 너무 열정적으로 타고 난 다음에 긴장이 풀려 울기까지 하니 몸살이 왔나보다. 그렇게 남편은 끝까지 싸움을 키우며, 결국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국경을 넘어버렸다.

집에오고 나니, 더 화가 났다. 아무리 그래도 길게 만들어서 간 여정인데 싸웠다고 이렇게 다시 집에 오다니, 너무나 화가 났다. 몸살끼도 있고, 머리도 아프고 하니 연말이 하나도 행복하지 않았다. 집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겠다는 다짐하에 연말 계획은 하지도 않았고 거의 5일동안 집밖에 나가지도, 남편과 말을 하지도 않았다.

밥도 따로 먹고, 침대에서 아이패드 끼고 시체처럼 지냈다. 정말 헤어질 마음에 오만생각을 다 하며 나 나름 헤어질 계획을 철저하게 세우고 있었다.

그러한 생각들에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그런가 두통은 점점 더 심해졌고 몸살기운은 왔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했다. 누워만 있으니 더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며, 결국 어이없는 새해를 맞이했다.

새해를 맞이하니 더더욱 서러웠다. 남편은 새해아침부터 운동을 하러 나갔고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또 괜히 화가났다. 왜이렇게 화가나고 짜증이 나는지. 하지만 화도 잠시, 갑자기 드는 생각이.. 요 며칠 배변을 보지 못했다는걸 알았다. 아침만 먹으면 쾌변을 보는 나에게 며칠동안의 변비란 있을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되집어 보니, 스키장 체크아웃때 부터 였나.. 거의 5일정도 배변을 보지 못한것이었다.

네이버에 변비관련 검색을 하는데 임신관련 글들이 뜨기 시작했다. 임신의 가능성은 단 1도 생각하지 않았던 내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렇게 설마... 하며 폭풍검색과 마지막 생리일을 체크 하기 시작했다. 아니, 마지막 관계일이 언제였더라?

캐나다 스키장 리조트에 가기전, 하루는 몬트리올에서 잤다. 여행 첫날이라 서로 기분이 좋았었다.

원치않은, 계획아닌 임신이 싫어 나는 늘 콘돔을 원했었다. 하지만 2020년부턴 임신계획을 할거라 그냥 콘돔없이 하루 관계를 했었다.

관계후 그 다음날, 스키장으로 이동해서 3일내내 신나게 스노우보드 타고 술도 마시고 그랬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크게 싸우고난뒤 집으로 와 거의 일주일을 침대와 누워 생활한게 한몫하지 않았나 싶다. 언니 말에 의하면, 그래서 그때 배란이 된거 같다고 했다. 하지만. 마지막 관계후 약 5일이 지난뒤 인데.. 배란이 5일뒤에 까지 된다는 말은 좀 이상하다.

임신일까?

밤 10시에 폭풍 검색을 하다 도저히 궁금해 배란일테스트기에 딸려온 임테기를 한개 뜯었다. 임신 여부는 14일인 2주정도 있어야 알수 있다고 했는데, 당시엔 12일정도 되었던 날이었다. 게다가 아침소변도 아니었고 밤 10시 소변. 정말 황당하지만 임신인지 아닌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나 해볼만한 것들이 아닐까.

소변테스트를 하고 10분정도 기다리자 한줄이 선명하게 나왔다. 혼자서 하하하 웃으며 잠을 잤다.

다음날 아침, 혹시나 해서 사둔 얼리 임테기를 뜯었다. 얼리 임테기는 일주일 열흘 사이에 도 임신이면 두줄을 볼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두길 정말 잘했다. 나처럼 궁금한걸 못참는 사람들에겐 필수다. 아침 소변을 참고 참은뒤 테스트기를 해야 한다는 일념하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마 오전 11시 정도 였을까.. 얼리 임테기를 뜯어서 테스트를 하고 일반 임테기도 또 해봤다. 그렇게 그 두가지를 어제 밤 10시에 해본 임테기 옆에 놔두었다.

그런데 어제 해논 임테기가!

어제 해논 임테기에 희미한 두줄이 떠 있었다. 분명 저녁에 하고 봤을땐 한줄이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보니 그 옆에 미세한 두줄이 보였다.

 

 

 

전날 저녁 소변으로 한 임테기 위에 사진.

다음날 아침소변으로 한 임테기 아래사진.

황당해 하던 찬라, 얼리 임테기에 두줄이 떴다.

 

얼리 임테기 위에사진

시간이 지나자 더 진해진 일반 임테기 아래사진.

아마존에서 주문한 제품들이 무용지물이 되던순간..

뭐 어때, 이렇게 좋은일이 생겼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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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4. 11. 7:56 작성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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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곧 마흔..

한국나이로 치면 마흔이 코앞이라 어자피 낳을 아이면 이제는 계획을 세워야 싶었다. 사실 미국에서 살다보면 나이를 잊고 산다. 한국처럼 문화가 결혼을 왜 안하냐 애는 왜 안낳냐가 아니라, 이곳에선 그저 온전히 "나 "의 모습으로 살아 가기 때문이다.

작년에 우연히 유튜브로 뒤늦게 한국예능을 보다가 "아내의맛" 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연예인 함소원과 진화 부부가 나오는걸 봤는데 함소원이 살이 너무 쪄 보였다. 볼에 뭘 저렇게 넣었을까? 하고 유심히 보니, 그녀는 임신을 한것 이었다. 불과 얼마전 까지만해도 18년 차이나는 남편과 결혼한다 기사가 났었는데 임신을 했다고 하니 신기했다. 내가 뒤늦게 그 영상을 보고 있었던 시점에는 이미 그들의 아이는 돌이 되었을때 쯤 이었을거다.

그냥 그렇게 스쳐지나가듯 '그렇구나' 하고 말았는데 어느날 또 유튜브를 보던중 함소원 출산장면이 나왔다. 내가 원해서도 아니었고 추천영상들을 보던중 함소원에 얼굴이 괴로워하는 썸네일이 있었다. 나도 모르게 클릭을 하여 그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그 짧은 영상하나가 내 모든 생각을 바꿔 놓았다.

'나이를 많이 먹고 애를 낳으면 저렇게 힘들겠구나' 싶었다. 그리곤 여러생각들이 교차했다. 어자피 안낳을거면 모르겠는데 나는 늘 아이는 꼭 있어야 겠다고 늘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마흔이 훌쩍넘은 나이에 아이없이 사는 여자들을 많이 봤었는데 아무리 돈이 많고 능력이 좋아 보여도 한편으론 뭔가 외롭고 쓸쓸해 보였다. 부러움에 대상이 아니라, 저렇게 되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이 더 간절했었다.

100세 시대에 출산을 할수있는 기간이 빠르면 스무살부터 늦게는 마흔이라고 가정했을때, 우리에게는 20년동안의 기회가 있다. 나는 그 20년중에 90%를 실컨 놀며 생각없이 살았다. 사랑하는 짝을 못만나서 어쩔수 없었던 것도 아니고 이미 그 기회가 50% 넘어가던때, 우리 남편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상황들로 계획을 세울수 없었다. 절대 얼떨결에 임신을 해서 "나 임신했어" 라고 하기가 죽어도 싫었다. 같이 계획하고 준비하고 기다리고 싶었다. 그런 쓸때없는 나의 욕심때문에 나는 막차를 타야 하는 나이가 되었고, 이제 막차를 탈까 말까 고민하던중, 연예인 함소원의 출산영상은 별거 아니지만, 누군가가 프리패스 티켓을 사서 내 손에 꼭 쥐어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야할까. 그때 이후로 왠지 그 언니가 고마워 지금까지도 '아내의맛' 프로그램을 유튜브가 아닌 일반 방송분으로 시청하고 있다. 물론 미국이라 재방송 이지만..

2019년 12월, 2020년에는 임신을 해 볼까? 라는 계획을 드디어 남편과 세웠다. 거창할것도 없다. 8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한 커플이기에, 앞으로 부부관계는 배란테스트기를 사용하고 체온도 매일매일 체크하자고 같이 공부해 보자고 했다. 남편도 본격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나는, 아마존에서 배란테스트기와 임신테스트기, 종이컵, 온도계, 비타민D, 엽산 등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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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약을 두개를 처방받았는데 비타민 B6와 수면제 성분인 '독시라민'(doxylamine) 이었다. 한국에서는 이 두가지 성분이 함께 들어간 약 한알짜리를 처방해 주는거 같더라. 어쨋든 비타민B6의 경우는 속이 울렁거리고 토하는게 심할때 하루 3번 까지 먹을수 있다고 했다. 처음엔 B6 한알만 먹었는데 효과가 없어 자기전에 두 가지 약을 한꺼 번에 먹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좀 나은 거 같아 꾸준히 몇일째 먹고 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이것도 약이라고 먹고 싶지 않았지만.. 너무 힘들어서 먹었다.

 

사실 토하는것도 아니고 먹기도 먹는데 먹고 나면 토 할거 같고 토를 참는 그 느낌이 너무 싫었다. 토를 하고 나면 숙취 때 처럼 게운하고 그게 아니라 24시간 늘 이어지는 숙취느낌의 입덧이 나는 너무 견딜수가 없다.

첫째때도 이랬었나? 기억도 안나고.. 기존 글 적어둔거 보면 꾀나 그래도 입덧이 있었던거 같은데 아주 힘들었던 기억은 없었으니까...

병원을 방문했을때 입덧은 입덧이 아니었고 그냥 내 몸에 임신으로 인한 불편함이었다는걸 8주차 들어서고 알게 되었다.. 

 

밥할때 밥통에서 나는 그 밥냄새, 냉장고 문을 열고 닫으면 온갖 냉장고 안에 들어있는 음식냄새, 심지어 남편이 샤워하고 나오면 저 멀리서 나는 바디워시 샴푸냄새까지 너무너무 울렁거리고 토할것만 같았다. 강아지가 씻고 주변에 와서 돌아다니는데 강아지 샴푸냄새까지...

사랑스러운 우리 아들 입에서 나는 입냄새 까지 못맡겠더라. 그래서 정말 이제 지옥이 시작이구나 싶었다.

먹고있어도 속은 미식거리고 울렁거리고, 숙취땐 그래도 먹고 나면 술또한번 싸주고 나면 괜찮아 지기라도 했지. 이건 나아질 기미가 없는 숙취의 시계와 딱 비유가 맞다! 먹으면 배가 터질것 처럼 빵빵하고 더부륵하고...

아기가 잘 자라고 있다는 증거로 긍정적이게 생각하라고? ...

휴.. 그게 안되는 나는...

 

그렇게 나의 8주는 최고조의 입덧으로 한 이틀 약없이 버티다 검색해보니 매일 먹어야 한다 해서 어제부터 두알을 자기전에 먹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부작용 이라면 부작용, 독시라민의 졸음이 아침에 나를 너무 힘들게 하였다.

오전 11시반 하루는 오후 1시반 까지 내리 잠을 자는게 아닌가!!

배고프면 울렁거리고 속이 아픈데 그만큼 잤으니 눈뜨자마자 속이 쓰리고 입덧이 심해졌다. 침대 에서 일어나자마자 부엌으로 향해 보이는 그냥 아무거나 입에 넣기 시작했다. 다행히 크라와상을 사다둔게 있어 먹기 편했다.

입덧이 시작되고 임신하면 카스텔라, 크라와상, 비스켓 등 자꾸 쉽게 먹을수있는 향이 없고 간편한 음식들이 맞는거 같다.

남편은 내 맘도 모르고 내가 해둔 음식만 ㅊ ㅓ 먹던중 저녁하면서 너무 울렁거려 짜증을 냈더니 그 다음부터 한 이틀 주방일을 하더라. 너무나 맘에 안들고 더럽고 뒤처리가 형편없었지만 다 된 요리를 식탁에 올려주고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식탁앞에서 먹기만 하고 자리를 뜨는.. 그 생활을 하고 있다. 이 상황을 누리자 이게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음식을 하는 조리과정에서 나는 음식냄새때문에 음식을 먹지 못하는 상황이 오기때문이다. 남편이 이해를 하련지 핑계를 댄다 생각하련지 관심도 없고 나는 지금 죽겠으니...

저녁을 먹고 1시간뒤 허기가 지고 바나나 하나를 먹고 또 조금뒤 허기가 지자 너구리 반개를 끓여 먹고 또 허기가 지니 요거트에 아이스크림에... 아 이게 먹덧이던가..

먹고 있지 않으면.. 먹어야만 배가 불러있어야만 속의 울렁거림이 덜해지는건가...

그리고 양치를 빨리 하지않으면 입안에서 내가 먹고 난 음식냄새가 나를 또 힘들게 한다. 양치 후에 치약냄새도 힘들지만 차라리 남아있는 입냄새 보다는 나을거같다. 온집안에 불쾌한 냄새들을 맡으니 스트레스가 말이 아니구나.

마당이 있는집이라 참 다행이다. 이럴땐 마당에 나가 그냥 멍때리는게 좋으니..

 

집안에 벽면, 문에서 나는 냄새까지도 나니 남편한테 청소좀 하라고 쾌적하게! 잔소리만 하는데 남편은 워낙 게으르고 청소랑은 담을 쌓는 남자라 이럴때 정말 도움이 안되는구나. 집안 청소는 정리가 다가 아니라. 쓸고 닦고가 얼마나 중요한데.

생전 닦지 않고 맨날 로봇청소기만 돌리면 뭐하냐고!!

 

 

 

 

배가 제법 나왔다. 임산부 의 배 보다 그냥 배가 좀 나온 아주아주 평범한 몸매.. 허리는 통자로 변해 가고 있고.. 슬슬 시작되는구나.

튼살크림은 발라줘야하나? 첫째때도 안발랐고 그냥 안텄는데 이번엔 좀 발라볼까나....

평소에 샤워 하고 나와서도 늘 바르는 스타일이라 그냥 쓰던거 쭉 바르고 있다.

빨리 이 냄새지옥에서 벋어나고 싶다. 24시간 숙취로 힘든느낌... 숙취에 버스에 앉아있는 느낌을 끝내고 싶다..

입덧약은 먹고 있지만 아이는 괜찮겠지...

먹으면서 그런 걱정도 들지만 이제 2주후면 한국행 비행기를 타야하니 고민이 참 많다. 그때까지 입덧 있어주고 한국행 에서 입덧 딱 사라져서 마구마구 맛있는거 먹고 왔으면 좋겠다!!! 

다음주에 몸이 괜찮아 져서 남편과 임부복을 좀 보러 갔으면 하는데 속옷 말이다. 당장 입고 한국까지 갈땐 문제가 없을거같은데 와서도 입어야 하고 미국임부복이 사이즈가 훨 나은거 같다. 한국에 두고온 첫째때 입었던 입부복들도 이번에 가면 찾아봐야겠다.

 

기존 입었던 스포츠 브라는 다 안맞는데 팬티는 아직까지 괜찮다.

 

첫째때 보다는 빠른 입덧과 모든게 반응이 빠른...

 

주변에선 딸이라 입덧이 심하다는데 그 엄마는 정말 딸이 었다. ㅎ 과연 나도?

B6성분은 임산부 영양제에 들어있던데 2mg 정도 더라. 병원에서 처방해준 입덧약은 25mg.

 

독시라민( doxylamine ) 이건 왜 ? 무슨 이유인지 그냥 졸리기만 한 약이라는데 난 워낙 그런약빨이 안받아 그런가 바로 졸리진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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